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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 시스템과 사람, 그리고 환자안전(21.04.26)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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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신문·일간보사] 흔히 환자안전사례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나오는 반응이 누가 연관되어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질문은 문제의 원인이 사람이고 특정한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므로 그 사람을 징계하거나 비난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이 배경이다. 그러나 의료 문제 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건사고에서 개인을 비난해서 그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사례는 그리 많지 않다. 인간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고 실수를 저지르는 인간의 범위에는 학력과 기술, 대가와 초보자, 지위 고하에 관계가 없다.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이므로 제도와 절차가 동일하다면 실수를 저지른 개인을 다른 사람으로 바꾼다고 하더라도 같은 일은 또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을 비난하기 보다는 시스템을 개선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시스템을 개선시키는 것이 옳은 방향이지만 고려해야할 여러가지 것들이 있다. 우선 그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지에 대한 것이다. 환자안전사례가 흔하게 발생하면서 심한 정도라면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에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심한 정도라도 매우 드물게 발생한다면, 또는 심하지 않지만 자주 발생한다면, 발생률이나 심한 정도를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면? 이러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분야가 여러가지라면? 투입할 수 있는 비용과 인력은 제한되어 있고 모든 시스템 개선을 동시에 완벽하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분석과 우선순위가 필요하다. 이러한 결정에 객관적 자료없이 개인적 감정이 들어간다면 엉뚱한 방향으로 가기 십상이다. 환자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에서 분석과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에 따라 비용과 인력을 투입하여 시스템 개선을 이루었다고 하자. 그렇다면 그 시스템 개선으로 성과가 있었는지를 판단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스템이 개선되어 환자안전사례가 발생하지 않은 것인지 그와 상관없이 발생하지 않은 것인지를 알아야 한다. 시스템을 개선하면 모든 사람들이 그 시스템에 따라 행동하는가? 대부분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느라 초기에는 일부의 사람들이 따라 하다가 지속적으로 캠페인과 모니터링을 하여야 많은 사람들이 따라 하고 그 이후에도 일부의 사람들은 변화를 거부한다. 변화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전체의 시스템은 바뀌었지만 시스템 개선이 문제의 해결책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예전의 방식이 효율적이고 더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여전히 개인의 실수를 바로잡으면 될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섞여 있다. 현대의 의료체계는 전체의 리더부터 환자안전담당부서, 현장에서 직무를 수행하는 직원까지 더 넓게는 사회의 구성원까지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고 어느 한 곳이라도 시스템 개선의 방향에 저항하거나 의심한다면 전체적으로 성공하기 어렵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 또한 큰 낭비와 위험을 초래하므로 시스템을 개선할 때에는 우선 현재의 상황에 대한 객관적 사실을 최대한 모으고 개개인의 감정을 최소화한 상태로 환자안전을 위해서 최선의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 개선 또한 항상 완벽할 수 없으므로 모니터링을 통해서 중간점검을 하고 방향 재설정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환자안전사례를 보는 시선 뿐만 아니라 시스템 개선을 바라 보는 시각도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이 실수하는 인간의 불완전성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고 환자안전을 이룩하는 길이라 믿는다. 의학신문 medicalnews@bosa.co.kr <저작권자 © 의학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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